`지리산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계곡이 하나 있다. 천왕봉, 노고단, 뱀사골 같은 이름들이 먼저 떠오르는 지리산에서, 그것들보다 훨씬 덜 알려졌지만 오지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불리는 곳. 전라남도 남원시 산내면에 자리한 달궁계곡이다. 지리산 주능선 바로 아래, 피아골과 뱀사골 사이 깊숙이 숨어 있는 이 계곡은 접근이 불편한 만큼 사람의 흔적이 적고 자연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계곡 이름 '달궁'은 신라 경순왕이 이 골짜기에 달궁(달 궁궐)을 짓고 은거했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그 전설처럼 달궁계곡은 세상과 단절된 듯한 고요함이 깃든 곳이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지리산 오지 트레킹 커뮤니티에서였다. 계곡 사진 한 장에 담긴 비취빛 물빛과 원시림 분위기가 너무 강렬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