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문경은 문경새재와 단풍으로 알려진 여행지다. 그런데 문경에는 관광 안내 책자에도 잘 나오지 않는, 찾는 이가 극히 드문 오지 계곡이 있다. 가은읍 오지리다. 주흘산 서쪽 사면 깊숙이 자리한 이 마을은 한때 석탄 광산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1980~90년대 석탄 산업이 쇠락하면서 광부들이 하나둘 떠나고, 지금은 몇 집 남지 않은 한적한 산간 마을이 되었다. 폐광 마을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여행지로는 외면받아왔지만, 역설적으로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마을 앞을 흐르는 계곡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찾는 이가 드문 만큼 계곡은 조용하고, 수질은 뛰어나며, 주흘산 서사면에서 내려오는 산세는 깊고 웅장하다.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건 문경 지역 향토 자료를 뒤지다 우연히 발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