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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보길도 예송리 캠핑 정보

gooodtraveler 2026. 5. 29. 01:01

전라남도 완도 앞바다에는 보길도라는 섬이 있다. 조선 효종 때 윤선도가 유배길에 들렀다가 그 아름다움에 반해 머물렀다는 섬으로, 세연정과 고산 윤선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역사 문화의 섬이기도 하다. 그런데 보길도 여행자들이 세연정과 격자봉만 보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보길도 남쪽 끝, 동백나무 숲 뒤편에 숨어 있는 예송리 몽돌 해변을 놓치고 가는 것이다.

예송리는 동백나무 숲이 해변 바로 뒤까지 내려와 있고, 그 숲 뒤편으로 크고 작은 몽돌이 깔린 해변이 펼쳐지는 독특한 구조의 해안이다. 섬 안에 있는 오지 해안이면서도 보길도 내에서 도로로 접근이 가능해 섬 캠핑 특유의 오지 감성과 비교적 수월한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드문 장소다. 처음 보길도를 찾은 건 윤선도 유적지 탐방 목적이었다.

그런데 섬을 한 바퀴 돌다가 예송리 해변 앞에 섰을 때, 캠핑 목적이 아닌데도 여기서 텐트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두 번째 방문으로 이어졌고,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안내다.

 

 

보길도 예송리란 어떤 곳인가 — 동백 숲과 몽돌해변의 공존

예송리는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면 예송리에 위치한 자연 마을로, 보길도 남쪽 해안에 자리하고 있다. 행정구역상 완도군 보길면에 속하며, 보길도 내에서도 서쪽 중심부인 부황리 방향에서 섬 남쪽을 돌아 들어가야 하는 위치다. 마을 자체 규모는 작지만, 마을 바로 앞에 펼쳐지는 예송리 해변이 이 마을을 보길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 중 하나로 만든다.

 

예송리 해변의 가장 큰 특징은 동백나무 숲과 몽돌의 공존이다. 동백나무 군락이 해변 바로 뒤까지 내려와 있어 숲과 바다가 직접 만나는 구조다. 이 동백 숲 아래로 크고 작은 몽돌이 깔린 해변이 이어진다. 일반적인 백사장과 달리 몽돌 해변은 파도가 칠 때 몽돌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특유의 청각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그 소리가 동백나무 숲을 배경으로 들려올 때의 감각은 다른 해변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것이다. 예송리 동백 숲은 수령 수백 년에 달하는 노거수들이 포함된 군락으로, 완도군 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다.

 

예송리가 섬 캠핑 명소로 주목받는 이유는 이 독특한 환경에 더해 보길도 내 도로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간 뒤 도로로 이동할 수 있어, 완전한 오지 섬 캠핑과 비교해 물자 운반과 이동이 훨씬 수월하다. 섬이라는 오지 감성을 즐기면서도 너무 불편하지 않은 균형점을 예송리가 제공한다.

가는 길 — 육지에서 보길도 예송리까지의 여정

완도에서 보길도 배 편 이용

예송리로 가려면 먼저 전라남도 완도에 도착해야 한다. 완도는 서울에서 약 4시간~4시간 30분, 광주에서는 약 1시간 30분, 순천에서는 약 1시간 거리다. 완도항에서 보길도 방향 여객선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완도항에서 직접 보길도로 가는 노선과, 노화도를 경유해 보길도로 가는 노선이 있다.

노선과 선사에 따라 소요 시간이 다르며, 보통 40분~1시간 내외다. 여객선 운항 시간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동이 있으므로 방문 전 한국해운조합 여객선 통합 예약 시스템이나 해당 선사 홈페이지에서 시간표를 확인해야 한다.

차량을 함께 선적하는 카페리도 운행된다. 캠핑 장비를 차에 싣고 보길도로 이동하려면 카페리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성수기에는 카페리 차량 선적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므로 최소 1~2주 전 예약이 필수다. 차 없이 도보로 승선하는 경우 보길도 내에서 렌터카나 택시를 이용해 예송리까지 이동하는 방법을 사전에 계획해두어야 한다. 보길도 내 렌터카 업체는 소규모로 운영되므로 방문 전 사전 예약을 권한다.

 

보길도 내 예송리 이동

보길도 선착장에서 예송리까지는 섬 내부 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차량 이용 시 약 15~20분 거리이며, 섬 내 도로 상태는 포장 구간과 좁은 구간이 혼재한다. 차량이 없는 경우 보길도 내 택시나 마을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배차가 많지 않으므로 이동 계획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가져온다면 보길도 내 자전거 라이딩으로 예송리까지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섬 전체를 천천히 돌아보면서 예송리로 이동하는 자전거 코스가 보길도 탐방의 또 다른 방법이다.

예송리 캠핑 환경 — 동백 숲 그늘 아래 몽돌 해변 야영

야영지 구성과 특성

예송리 해변 야영은 동백 숲 가장자리와 해변 사이의 공간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동백 숲이 해변 바로 뒤까지 내려와 있어 숲과 해변 경계 구간에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평탄한 공간이 형성되어 있다. 동백 숲 그늘 아래 자리는 한낮 강한 햇볕을 피할 수 있고, 해변과 가까워 몽돌 소리를 들으며 캠핑할 수 있다. 일부 구간에는 예송리 마을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야영 공간이 있으며, 이 경우 화장실 같은 기본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예송리 야영에서 자리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동백 숲과의 거리다. 숲에 너무 붙어 있으면 밤에 이슬이 많이 맺히고, 동백 낙엽과 낙화가 텐트 위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숲에서 너무 멀어지면 그늘이 없어 한낮 직사광선이 강해진다.

동백 숲 가장자리에서 약 3~5m 거리가 그늘과 해풍 환경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최적 지점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파도가 세게 치는 날에는 몽돌이 움직이면서 물이 예상보다 높게 올라올 수 있으므로 해변에서 충분한 거리를 두는 것이 안전하다.

몽돌 소리와 파도 소리

예송리 캠핑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감각 경험은 소리다. 파도가 몽돌 위를 밀려왔다 빠져나가면서 몽돌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린다. 백사장에서 파도가 모래를 쓸어가는 소리와는 전혀 다른 결의 소리다. 굵은 몽돌이 서로 구르면서 내는 둔탁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소리가 동백 숲을 배경으로 들릴 때, 그 소리가 자연스러운 배경 음악이 된다. 텐트에 누워 이 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경험이 예송리 캠핑의 가장 독특한 감각 기억으로 남는다. 단, 파도가 강한 날은 소리가 커서 가벼운 수면자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귀마개를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계절별 방문 포인트 — 동백 숲과 바다가 만드는 사계절

겨울~봄 (12월~4월) — 동백꽃이 피는 예송리의 절정

예송리 방문의 가장 특별한 시기는 동백꽃이 피는 겨울에서 봄 사이다. 보길도 예송리 동백 숲의 동백꽃은 12월부터 피기 시작해 3~4월에 절정을 맞는다. 붉은 동백꽃이 떨어져 몽돌 해변을 덮는 장면은 예송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관이다. 몽돌 사이 사이에 붉은 동백꽃이 떨어져 있고, 파도가 그 꽃을 밀어올리는 장면은 사진 한 장으로 담기에도 너무 아름다운 구도다. 이 시기는 관광객이 여름보다 적어 조용한 환경에서 캠핑이 가능하지만, 밤 기온이 낮으므로 충분한 보온 장비가 필요하다.

여름 (7월~8월) — 섬 오지 피서 캠핑

여름은 예송리 캠핑의 성수기다. 섬이라는 특성상 육지 유명 해수욕장보다 방문객이 적어 상대적으로 한적한 해변 캠핑이 가능하다. 동백 숲 그늘이 한낮 강한 햇볕을 막아주고, 해풍이 지속적으로 불어와 그늘 아래는 생각보다 시원하다. 몽돌 해변에서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으며, 보길도 앞바다 수질이 맑아 해양 생물 관찰도 가능하다. 여름 성수기에는 여객선과 카페리 예약이 빠르게 마감되므로 교통편 예약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가을 (9월~11월) — 단풍 없는 섬의 고요한 가을

가을 보길도는 내륙 단풍 명소와 달리 화려한 단풍이 없지만, 그 대신 고요함이 극대화되는 시기다. 여름 방문객이 빠지고 겨울 동백 시즌이 오기 전의 가을이 예송리에서 가장 한적한 시기다. 해변을 혼자 독점하는 것에 가까운 경험이 가능하고, 가을 해무가 바다를 덮는 아침 풍경이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낸다. 동백나무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이기도 해서 숲 안을 걷다 보면 붉은 열매가 달린 동백나무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봄 (4월~6월) — 동백 이후의 보길도

동백 시즌이 마무리되는 4월 말부터 6월까지는 보길도 전체가 녹음으로 덮이는 시기다. 동백 숲의 진한 녹색 잎이 해변과 어우러지고, 섬 전체의 봄 빛이 화사하다. 이 시기는 관광객이 다시 늘기 시작하는 시기이지만 여름 성수기에 비해서는 한산하다. 보길도 바다도 봄 햇볕에 청록빛이 선명해지는 시기로, 예송리 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다 색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 중 하나다.

보길도 연계 탐방 — 예송리 캠핑과 함께하는 보길도 여행

세연정과 윤선도 유적

보길도 방문에서 빠뜨릴 수 없는 탐방지가 세연정이다. 조선 효종 때 시인 윤선도가 보길도에 머물며 조성한 원림으로, 자연 지형을 활용해 만든 연못과 정자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윤선도가 이 섬에서 지은 어부사시사는 한국 시조 문학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세연정에서 예송리까지는 차로 10~15분 거리로 같은 날 일정에 묶기 좋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즐기는 보길도 탐방의 정석 코스가 세연정과 예송리의 조합이다.

격자봉과 보길도 트레킹

보길도 최고봉인 격자봉 해발 432m은 섬 트레킹의 핵심 코스다. 정상에서 보길도 전체와 주변 다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이 트레킹의 보상이다. 예송리에서 격자봉 방향으로 오르는 탐방로가 있어 야영지에서 출발하는 당일 트레킹이 가능하다. 격자봉 트레킹은 편도 약 2시간 내외이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예송리 해변과 동백 숲 구도가 탐방의 하이라이트다.

보길도 주변 다도해 탐방

보길도는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어 있다. 보길도 인근에는 노화도, 소안도, 청산도 등 아름다운 섬들이 산재해 있다. 보길도에서 여객선으로 이동 가능한 인근 섬을 당일치기로 방문하거나, 보길도 주변 바다에서 낚시나 스노클링을 즐기는 것도 섬 캠핑 일정을 풍성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완도 청산도는 슬로시티로 유명하며 보길도에서 여객선으로 이동 가능하다.

섬 캠핑 준비물 — 예송리를 위한 특화 체크리스트

예송리 섬 캠핑은 육지 캠핑보다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 번 섬에 들어가면 빠뜨린 물건을 사러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식재료와 생필품은 완도에서 모두 준비해야 하며, 보길도 내에도 소규모 마트가 있지만 품목이 제한적이다. 식수는 충분히 가져가야 하며, 1박 기준 1인 5리터 이상을 권한다. 모기와 해충은 섬 특성상 육지보다 많을 수 있으므로 방충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몽돌 해변에 텐트를 칠 경우 일반 팩이 잘 박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동백 숲 가장자리 흙 지반에 팩을 박는 방법과 무거운 돌을 이용하는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파도 소리에 방해받지 않으려면 귀마개를 준비하고, 바닷바람에 대비한 방풍 기능이 있는 텐트를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스노클링 장비를 가져가면 예송리 앞바다의 해양 생태를 관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예송리는 섬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오지 감성과, 섬이라는 불편함을 최소화한 접근성이 공존하는 드문 캠핑지다. 동백 숲 그늘 아래 텐트를 치고, 몽돌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아침에 붉은 동백꽃이 몽돌 사이에 떨어진 풍경을 바라보는 하루. 보길도가 윤선도를 붙잡았던 그 아름다움의 일부를 예송리에서 느낄 수 있다. 완도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그 수고로움이 예송리에 도착하는 순간 완전히 보상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