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캠핑과 지금 캠핑, 우리 가족은 완전히 달라졌다
얼마 전 캠핑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첫째가 아기띠에 안겨 있던 사진과 지금 스스로 텐트 폴대를 조립하는 사진을 나란히 보게 됐다. 같은 취미인데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을 만큼, 우리 가족의 캠핑은 시기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변화를 돌아보는 게 의외로 재밌어서, 기록 삼아 정리해본다.
1단계: 영아기, 짐이 절반은 아기 물건이었다
첫째가 갓난아기였을 때 첫 캠핑을 갔다. 그때 트렁크를 열어보면 텐트나 코펠보다 기저귀, 분유, 젖병 소독기, 여벌 옷이 절반을 차지했다. 캠핑이라기보다는 '집을 통째로 옮긴 나들이'에 가까웠다. 이 시기엔 목적지 선정 기준도 완전히 달랐다. 풍경보다 가까운 병원, 온수 시설, 조용한 밤 환경이 최우선이었다.
2단계: 걸음마기, 오히려 캠핑을 쉬었다
솔직히 이 시기엔 캠핑을 거의 안 다녔다.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고, 화로나 물가 근처에서 24시간 따라다니는 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이 무렵의 캠핑은 '휴식'이 아니라 '야외에서의 육아 노동'에 가까웠다. 그래서 이 시기엔 캠핑 대신 짧은 당일 나들이로 방향을 바꿨다.
3단계: 유치원생, 놀이 위주로 다시 시작
둘째가 태어나고 첫째가 유치원에 다닐 무렵, 캠핑을 다시 시작했다. 이땐 부대시설이 잘 갖춰진 사설 캠핑장을 주로 골랐다. 놀이터, 트램펄린 같은 편의시설이 있는 곳이면 아이가 알아서 놀아줘서 부모가 한숨 돌릴 틈이 생겼다. 자연 자체보다 '아이가 지루하지 않게'가 캠핑지 선택의 핵심 기준이었다.
4단계: 초등학생, 이제는 진짜 자연으로
지금 첫째는 초등학생이 됐다. 놀이터보다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거나, 스스로 텐트 설치를 돕는 걸 더 좋아한다. 이 시기가 되니 자연휴양림처럼 편의시설보다 자연 환경 자체가 좋은 곳을 다시 찾게 됐다. 아이가 직접 불멍을 지켜보고 싶어 하고("아빠 나도 불 좀 보게 해줘"), 트레킹도 짧게나마 함께 걷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영아기와 정반대로, 다시 '진짜 자연'을 찾게 된 것이다.
변하지 않은 것 하나
이렇게 매 시기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하나 있다. '아이가 안전한가'가 언제나 첫 번째 기준이었다는 것. 영아기엔 병원과 온수가, 걸음마기엔 위험 요소 제거가, 지금은 계곡 수심과 화로 관리가 그 형태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같았다.
다음 단계는 어떤 모습일까
가끔 상상해본다. 몇 년 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 캠핑을 또 얼마나 다른 모습으로 다니게 될까. 어쩌면 아이들이 친구를 데려오고 싶어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부모와 다니는 걸 시들해할 수도 있다. 확실한 건, 지금 이 순간의 캠핑도 언젠가는 '그때 그랬었지' 하고 돌아볼 한 장의 사진이 될 거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완벽한 코스보다, 그 순간의 아이 표정을 한 장이라도 더 남기려 애쓴다.
캠핑을 시작하려는 부모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아이 나이에 맞는 캠핑 스타일이 있을 뿐, 정답은 없다. 그리고 그 스타일은 계속 바뀔 거고, 그 변화를 지켜보는 것도 육아 캠핑의 숨은 재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