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가족 캠핑에서 내가 저지른 5가지 실수
지금은 나름 가족 캠핑 요령이 생겼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첫 가족 캠핑을 떠올리면 지금도 이불킥이 나온다. 그때 나는 AI에게 준비물부터 코스까지 다 물어보고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현장은 계획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특히 아이 둘이 변수였다. 오늘은 그 시절 내가 저지른 실수들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캠핑 입문하는 부모들이 나와 같은 실수를 안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실수 1. 코스를 너무 빡빡하게 짰다
AI에게 "1박 2일 알찬 코스 짜줘"라고 했더니 관광지 서너 곳을 도는 일정을 줬다. 어른 기준으론 알찬 일정이었지만, 아이들에겐 고문이었다. 이동만 하다 하루가 갔고, 아이들은 차에서 지쳐 짜증만 냈다. 아이와의 캠핑은 '적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지금은 목적지 하나, 그리고 캠핑장에서 뒹구는 시간을 넉넉히 둔다.
실수 2. 설치·철수 시간을 얕봤다
텐트 설치가 유튜브에선 10분이던데, 아이 둘이 옆에서 "아빠 이거 뭐야", "나 쉬 마려워"를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40분이 걸렸다. 철수는 더했다. 아이를 돌보며 하는 설치·철수는 혼자 할 때의 2~3배가 걸린다. 지금은 세팅이 단순한 장비로 바꿨고, 한 명이 아이를 보는 동안 한 명이 설치하도록 역할을 나눈다.
실수 3. 밤 기온을 우습게 봤다
한여름이라 얇은 이불만 챙겼는데, 계곡변 밤 기온이 뚝 떨어져 아이가 새벽에 덜덜 떨었다. 계곡이나 고지대는 낮과 밤 기온차가 크다. 이후로는 여름에도 긴팔과 얇은 침낭을 반드시 챙긴다. 아이는 어른보다 체온 조절이 약해 감기 걸리기 쉽다.
실수 4. 벌레·응급 대비가 부족했다
모기 기피제만 챙기고 상비약을 안 챙겼다. 그런데 둘째가 벌레에 물려 팔이 부어올랐고, 밤중에 약국을 찾아 40분을 헤맸다. 이후로는 해열제·항히스타민 연고·밴드·체온계를 기본 세트로 상비한다. 오지 캠핑장일수록 가까운 약국·병원까지 거리가 머니, 응급 대비는 필수다.
실수 5. 아이 안전 경계를 안 정했다
가장 아찔했던 실수다. 계곡에서 첫째가 내 시야를 벗어나 혼자 깊은 쪽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무릎 깊이에서 멈췄지만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날 이후 규칙이 생겼다. 물에 들어가기 전 "여기부터 저기까지만" 경계를 명확히 정하고, 아이가 물에 있을 땐 부모 중 한 명이 무조건 시선을 뗀다. 구명조끼도 얕은 물이라도 무조건 입힌다.
완벽한 준비란 없다, 유연한 준비가 있을 뿐
첫 캠핑의 교훈은 이거였다. AI로 아무리 완벽하게 계획해도 아이는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니 계획을 촘촘히 짜기보다, 어긋났을 때 여유를 둘 수 있게 느슨하게 짜는 것이 진짜 준비다. 지금 우리 가족 캠핑은 예전보다 계획이 훨씬 헐렁하다. 그런데 만족도는 훨씬 높다. 실수는 부끄럽지만, 그 실수들이 지금의 요령을 만들었다.
캠핑 입문하는 부모라면, 첫 캠핑은 집에서 가깝고 시설 좋은 곳에서 '연습'처럼 시작하시길. 완벽하려 애쓰지 말고, 아이와 웃는 걸 목표로 두면 그걸로 성공이다.